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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장 묵상 에세이

Halak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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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지어진 숨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명의 호흡을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세기 2:7)

태초의 흙은 고요했다. 바람에 흩어지는 먼지였고, 대지에 깔린 가루였다. 아무 의미도, 생명도 없던 그 흙을 하나님이 손수 빚으셨다. 하나의 형상이 생겨났다. 얼굴이 만들어지고, 두 손이 생겼다. 그러나 아직 그것은 단순한 형체였다. 그 안에 생명이 없었다. 그러자 하나님은 몸을 굽혀 그 코에 직접 숨을 불어넣으셨다. 따뜻한 입김이 흙의 형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바로 그 순간, 흙은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이 장면을 묵상할 때마다 전율을 느낀다. 하나님은 단순한 명령으로 빛을 창조하셨고, 땅과 하늘을 나누셨으며, 바다를 채우셨다. 그러나 사람을 만드실 때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손으로 빚으셨고, 직접 호흡을 불어넣으셨다. 우리는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손길과 숨결로 지어진 존재다.

 

흙은 연약하다. 쉽게 부서지고, 바람에 날리며, 비에 젖으면 형체를 잃는다. 그러나 그 흙에 하나님의 호흡이 들어갔을 때, 우리는 살아 있는 영혼이 되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단순한 육체로 만드신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 영을 심으셨다. 그래서 인간은 흙으로 돌아가도, 그 숨결은 영원히 남는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신 후 에덴동산을 마련하셨다. 온갖 나무와 열매, 맑은 물이 흐르는 곳. 그곳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완전한 곳이었다. 하나님은 단순히 우리를 존재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터전까지도 준비하셨다. 우리는 고아처럼 이 땅에 던져진 존재가 아니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우리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에덴의 중앙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자유를 주셨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하셨지만, 단 한 가지 금지를 두셨다. 인간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신 것이다. 왜 하나님은 완전한 순종만을 강요하지 않으셨을까? 그것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은 강요될 수 없는 것이기에, 하나님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셨다. 진정한 사랑은 자유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홀로 있었다. 하나님은 그것을 기뻐하지 않으셨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창세기 2:18) 하나님은 우리가 고립된 존재로 살기를 원하지 않으셨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며,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하셨다. 그래서 하와를 지으셨다.

 

하나님은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고, 그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셨다. 그리고 아담이 깨어났을 때, 그는 감탄하며 외쳤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창세기 2:23) 그는 처음으로 자기와 같은 존재를 보았고, 기쁨을 느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관계적인 존재다. 우리는 서로를 통해 사랑을 배우고, 하나님을 닮아 간다.

 

그러나 인간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육체적인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그들을 창조하시고,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셨다. 그들은 순수했고, 하나님과 가까웠다. 죄가 들어오기 전, 인간은 완전한 신뢰와 사랑 속에 거했다.

 

나는 이 창조 이야기를 묵상할 때마다, 인간의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흙과 같다. 쉽게 상처받고, 부서지며, 흔들린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흙을 손으로 빚으셨고, 그 안에 생명을 불어넣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한 먼지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숨결이 담긴 존재다.

 

때로 우리는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기도 한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자신의 가치를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무작위로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연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창조주의 손으로 직접 빚어진 작품이며, 그분의 호흡이 담긴 존재다.

 

창세기 2장은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연약하지만, 동시에 거룩한 숨결을 지닌 존재다. 우리는 혼자일 수 없고, 사랑을 통해 온전해진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할 때 비로소 참된 존재가 된다.

 

나는 오늘도 하나님이 내 안에 불어넣으신 숨을 기억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이 숨이 사라질 때까지, 나는 그분이 빚으신 존재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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