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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2장 강해 설교

Halak 202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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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2장 강해

요한계시록 2장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 네 교회, 즉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교회에 주시는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각각의 교회에 대한 메시지는 칭찬과 책망, 권면과 약속으로 구성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 한가운데 계시며 그들의 행위와 심령을 살피시는 주님이심을 드러냅니다. 이 말씀은 과거의 교회들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교회를 향한 경고와 소망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에베소 교회: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 (2:1-7)

에베소 교회는 사도 바울과 디모데의 사역으로 잘 알려진 교회로, 진리와 정통을 지키려는 열심이 가득한 공동체였습니다. 주님은 이 교회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수고하고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2:2). 이는 교회가 거짓 사도들과 싸우며 교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수고와 분별력을 칭찬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주님의 책망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2:4). '처음 사랑'(agapēn tēn prōtēn)은 단순히 감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복음의 은혜를 처음 받았을 때 가졌던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열정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교리를 지키려는 열심 가운데 사랑을 잃어버렸고, 그것은 주님 보시기에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주님은 그들에게 회개를 명하시며, "처음 행위를 가지라"(2:5)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처음 행위'는 사랑의 열매로 나타나는 행위이며,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닙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촛대를 옮기겠다고 경고하시는데, 이는 교회로서의 생명과 존재가 제거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회개의 길은 열려 있습니다. "이기는 그에게는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어 먹게 하리라"(2:7)는 약속은 창세기의 에덴동산을 회복하는 구속사의 절정으로 연결되며, 영원한 생명과 교제의 회복을 예표합니다.

서머나 교회: 죽도록 충성하라 (2:8-11)

서머나 교회는 고난 중에도 믿음을 지킨 교회였습니다. 주님은 자신을 "처음이며 마지막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로 소개하시며(2:8), 부활의 주님으로서 고난받는 교회에 위로와 소망을 주십니다. 이는 죽음이 끝이 아님을, 그리고 그리스도의 생명이 고난 속에서도 여전히 역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서머나 교회는 외적인 가난과 내적인 핍박을 동시에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2:9)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가난할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진정한 부요함을 소유한 자라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유대인의 핍박, 즉 '사단의 회당'으로부터 오는 박해를 경험했지만, 주님은 그들의 믿음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특히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과 함께, 열흘 동안의 환난과 옥에 갇힘을 예고하시며,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2:10)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고난을 피하라는 말이 아니라, 끝까지 믿음을 지키라는 명령입니다. '생명의 관'(stephanos tēs zōēs)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구원의 완성을 상징하며, 최후의 승리를 보장하는 주님의 약속입니다.

버가모와 두아디라 교회: 진리를 수호하고 거룩함을 지키라 (2:12-29)

버가모 교회는 사탄의 권좌가 있는 곳, 곧 우상숭배와 황제숭배가 심한 도시에서 복음을 지키던 공동체였습니다. 주님은 그들이 안디바라는 순교자의 피 흘림 가운데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칭찬하십니다(2:13). 그러나 책망도 함께 주십니다. 발람의 교훈과 니골라당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을 용납했다는 것입니다(2:14-15). 이는 교회 안에 세속적 타협과 영적 음행이 스며들고 있었음을 뜻합니다.

주님은 "회개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속히 네게 가서 내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우리라"(2:16)고 경고하십니다. 여기서 '입의 검'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진리를 왜곡하거나 타협한 자들에 대한 심판의 도구로 사용됩니다. 반면에 이기는 자에게는 감추었던 만나와 흰 돌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2:17). '감추었던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 즉 하늘로부터 오는 참된 생명의 양식을 의미하고, '흰 돌'은 무죄의 선언과 친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두아디라 교회는 사랑과 믿음, 섬김과 인내의 열매를 맺는 교회였습니다(2:19). 그러나 이 교회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이세벨이라는 자칭 선지자의 가르침을 용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2:20). 이세벨은 구약에서 아합 왕을 우상숭배로 이끈 여왕으로, 여기서는 음행과 우상숭배를 조장하는 거짓 교사들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그녀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셨으나 거절했고, 따라서 큰 환난으로 심판하시겠다고 경고하십니다(2:21-22). 이는 교회가 거룩함을 지키지 않으면 주님의 심판 아래 놓일 수 있음을 엄중히 말해줍니다. 그러나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주님의 일을 행하는 자들에게는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와 "새벽 별"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2:26-28). 이는 그리스도와 함께 왕 노릇하는 교회의 영광스러운 미래를 약속하는 말씀입니다.

결론

요한계시록 2장은 교회가 주님의 음성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교리는 올바로 지켰으나 사랑을 잃어버린 에베소, 가난하지만 부요한 서머나, 진리를 타협한 버가모, 사랑이 있으나 거룩함이 위협받는 두아디라. 각각의 교회는 우리 시대의 교회와 성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주님은 촛대 사이를 거니시며 교회를 살피시고, 사랑으로 권면하시되 회개하지 않으면 엄중히 책망하십니다. 이기는 자에게는 생명의 관, 감추인 만나, 흰 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 새벽별의 약속이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말씀을 두려움으로 받으며, 교회로서의 정체성과 사명을 잃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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