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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결코 봄을 이길 수 없다

Halak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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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결코 봄을 이길 수 없다. 아무리 매서운 바람이 불고, 하얀 눈이 세상을 덮는다 해도, 결국 봄은 온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치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겨울이 길어질까 봐 두려워하고, 혹시나 봄이 오지 않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그런 염려는 부질없다. 추운 계절이 제아무리 버틴다 한들, 끝내 새순은 돋고 꽃은 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거리는 얼어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고, 거센 바람을 피해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봄은 언제 오려나?’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그리고 매번 같은 답을 얻었다. 봄은 어느새 와 있었다.

 

공원 한 구석에서 손톱보다 작은 개불알풀꽃을 발견했다. 그렇게 작고 연약한 꽃이, 아직 차가운 공기를 뚫고 피어 있었다. 꽃은 스스로 알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겨울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는 것을. 하지만 자연은 알고 있다. 그 작은 꽃 하나가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곧이어 더 많은 꽃과 새싹들이 피어날 것을.

 

1월에 피는 납매화

 

지난주에는 납매화도 보았다. 바람에 기대어 꽃가루를 퍼뜨리는 나무들, 그 무심한 듯한 모습 속에서도 생명의 힘이 느껴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고, 그 변화는 결국 피할 수 없는 봄을 만들어냈다.

 

생각해 보면,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힘겨운 시절이 길어지면 우리는 흔들린다. 추운 바람 속에서 움츠러들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봄이 오듯,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와 희망이 찾아온다. 우리가 그것을 믿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신앙이란 어쩌면 ‘곧 봄이 온다’는 믿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지금은 차갑고 어두워도, 그 끝에는 반드시 따뜻한 날이 기다리고 있음을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 겨울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봄을 막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아무리 커 보여도, 그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쉽게 망각한다. 계절이 변하는 법칙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겨울 속에 있으면 봄이 올 것을 의심한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봄은 언제나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삶도 그렇다. 힘든 시간이 계속될 것 같아도, 그 끝은 반드시 온다. 절망이 희망을 이길 수 없고, 어둠이 빛을 삼킬 수 없듯이, 겨울도 봄을 이길 수 없다.

 

이제는 봄을 의심하지 않기로 한다. 삶에 찾아오는 겨울이 아무리 길고 혹독해도, 나는 안다. 그 끝에는 봄이 기다리고 있음을. 오늘 개불알풀꽃을 본 것이 그 증거다.

진심으로, 겨울은 절대 봄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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